어떤 검사는 검경수사권 조정입법에 대해 경찰공화국을 걱정하며 사표를 던지고
어떤 검사는 한 피의자의 기소 여부를 두고 상가집(아마도 술자리)에서 직속상관에게 ......한 표현을 하고...
최근 검찰공무원인 검사들 사이에서 벌어지고 있는 일들을 보면서 문득 과거 연수원 다닐때 2개월간 검사시보할 때의 일이 떠올랐습니다. 당시 그 검찰청 검사장을 그만둔지 얼마 되지 않았던 변호사가 수사검사에게 전화를 하였고 수사검사는 "아 네 검사장님...."하면서 전화를 받았었는데, 사실 별 것 아닌 일이었는데도 아직도 그 모습이 떠오르는 건 아마도 '아 저렇게 전화를 하는구나...'하는 생각과 '뭐 그럴 수도 있지'하는 생각, '그렇다고 검사님이 전화부탁대로 하시겠어'하는 생각 등 여러가지 생각이 순간 복합적으로 들었기 때문이 아닐까 합니다.
어째서 과거 pd수첩 사건이나 정연주 kbs사장 사건때, 그리고 '정의'를 부르짓던 모습에서 변호사가 되면 언제 그랬냐는 듯 재벌비호 등으로 천문학적인 수임료를 받은 전관변호사의 문제 등이 사회적 이슈가 되었을 때에는 지금처럼 "분개"하는 검찰공무원(검사)들이 없었는지, 전관변호사들의 전화변론에 대해서는 과연 지금처럼 '이러시면 안된다고' "분개"를 하였는지.....의문을 가져봅니다.
경찰조직도 검찰조직도 모두 사람이 하는 일이라 어느 개인의 능력이나 인격을 믿고서 업무처리를 하는 것에는한계가 있을 것입니다. 따라서 모든 것은 치밀한 제도화가 필요하지요. 검찰에서는 경찰에 수사권을 주면 국민들에게 큰 피해가 갈 것으로 예상하는 것 같으나 우리나라를 제외하고 수사(종결)권과 기소권을 하나의 기관에 부여하는 선진국이 없다는 사실에서 그러한 주장은 크게 설득력이 없다고 생각됩니다. 경찰공화국이 염려된다면 얼마든지 그 부분에 대한 견제의견을 개진하고 입법이 될 수 있도록 노력하면 될 것입니다.
검사들이 본인들의 정의관과 부딧치는 일이 있을 때 과감하게 퇴직의 카드를 던질 수 있는 것은 변호사 시장에서 얼마든지 활약할 수 있는 기회가 있기 때문이고, (판사를 제외하고) 다른 어떤 직업 군에서도 볼 수 없는 이러한 특권을 부여한 것은 바로 국민의 기본권을 제한할 수 있는 강력한 권한을 오로지 국민들을 위해 제한적으로 사용하라는 취지일 것입니다. 따라서 검찰이 국민들의 지지를 받기 위해서는 정권과 시류에 따라 그 '정의관'이 변해서는 안 될 것입니다.
검사들 내부에서 어떤 피의자에 대한 신병처리, 기소여부 등에 대해 의견이 다를 수 있고 이것은 다른 공무원 조직에서도 늘 있는 일일 것입니다. 그렇다고 하여 (언론보도가 사실이라면) 공개된 장소에서 직속상관에 대해 의견개진의 정도를 넘어서는 행동을 한 것은 국민들의 신뢰를 받기 어려울 것입니다.
우리 국민들 상당수는 평생 검사실에 갈 일이 없고 검사를 만날 일도 없습니다. 권한이 일부 경찰한테 넘어갔다고는 하나 여전히 검사는 형사권력의 최고 자리에 있고 이러한 자리에 보통 20대 중후반의 검사들이 제위치해 있습니다. 즉, 다른 어떤 공무원, 권력기관보다 너무도 젊은 시절부터 너무나 강력한 권한을 행사하는 자리입니다. 제가 아는 (연수원 동기 등)검사들은 그 누구보다 강한 정의감으로 새벽까지 검사실의 불을 밝히며 평검사시절을 보내었습니다. 그런 검사들이 지금 보도되고 있는 일부 검사들의 언행 등으로 마음의 상처를 받지 않기를 바래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