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거에는 경찰에서 피의자가 조사를 받고나서 다시 검사실에 가서 거의 같은 내용의 조사를 받는 경우가 굉장히 많았습니다. 이른바 '수사종결'의 권한이 검사에게 있었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지금은 소위 '검경수사권 분리'가 되어 대부분의 민생범죄의 경우 경찰에서 조사가 일단락됩니다. 그래서 요즘엔 경찰이, 피의자에게 범죄혐의가 "없다고 판단"하면 "불송치결정", 즉, 검찰에 사건을 보내지 않겠다....는 결정을 합니다. 그리고 이런 불송치결정을 받은 고소인은 "이의신청"이라는 절차를 통해 경찰서에 이의신청서를 접수하고 그러면 경찰은 사건을 관할 검찰청에 보내며 이때 비로소 검사는 사건을 들여다보고 경찰에 보완수사요구를 하거나 경찰과 같은 의견(불기소결정)을 하게 됩니다.
따라서 최근 일선 수사를 담당하는 경찰들이 업무가 폭증하고 있다는 이야기가 자주 들려옵니다.
변호사들은 고소대리도 하고 피의자 변호도 하기 때문에 경찰의 수사역량과 검사의 수사역량을 자연스럽게 비교하게 됩니다. 그리고 각각의 변호사가 체험한 내용에 따라 각각의 역량에 대해 이런저런 이야기를 할 수 밖에 없습니다.
과연 현재의 경찰수사를 믿을 수 있느냐, 아무래도 검찰이 더 낫다, 그래도 시대의 흐름이다 등등 변호사들 사이에서도 여러 이야기가 많습니다.
현재로서 제가 느끼기에는 아직까지는 일선 경찰수사관들의 수사역량이 다소 미흡한 것은 사실인 것 같습니다. 하지만 수사와 기소를 한 기관에서 하는 것에서 오는 문제의 심각성도 무시할 수 없는 것이 현실입니다. 따라서 현재로서는 경찰수사관들의 처우를 높여서 우수인력이 경찰수사를 더 담당하게 하여 장기적으로는 수사는 경찰이 기소는 검사가 하게끔 하는 것이 기관간 경쟁이나 권한분배라는 측면에서 보다 더 나은 방법이 아닌가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