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무실에 비치된 신문을 평소엔 그냥 스쳐 지나가는데 오늘 1면은 좀 이상한 모양이어서 '이게 뭔가'싶어서 자세히 보니, 작년부터 올 가을무렵까지 산업재해로 사망한 노동자 1200명의 명단이었습니다. 어느 정도 알고는 있었지만 적지 않은 충격이었습니다. 실제 명단을 보니 느낌이 다르다고 할까요. "하루에 한 명 떨어져 죽고, 사흘에 한 명 끼어서 죽는다"는 소제목의 기사도 실렸습니다.
그리고, 원청에서는 장례식장에 찾아와 산재처리를 만류하는 모습들도 기사에 실렸습니다. 가장을...아들을 잃은 유가족 앞에서 그러한 모습을 보이는 것이 적절치는 않을 것입니다.
산재기사와 함께 일가족의 극단적 선택에 관한 기사도 실렸습니다. 예전에는 잊을만 하면 발생했던 것 같은데 최근에는 정말 자주 이런 사건이 기사화되는 것 같아 정말 안타깝습니다.
우리 사회가 어디를 향해 가야하는지 다시 한 번 고민해 봐야 할 것 같습니다. 저는 오래 전부터 위와 같은 사건을 다루는 언론의 입장, 태도에 대해서도 생각을 좀 해봤었는데요. 전직 법무부 장관의 검찰출석, 야당 대표의 단식......과 같은 비중까지는 아니더라도 지속적으로 산재라든지 일가족 극단적 선택 등에 관한 심층취재 등이 지속적으로 이어져야 한다는 생각입니다. 우리 사회는 사람의 노동에 대해 너무 낮게 보는 시각이 팽배하다는 생각입니다.
몇 년 전 미국에 갔을 때 미용실(이발소)에 가서 한국에서는 미용실에서 머리도 감겨준다고 했더니 나이 지긋한 이발사가 깜짝 놀라는 것을 보았었습니다. 그 분이 우스갯소리로 '자기는 자기 머리만 감는다'고 하면서 미국에서도 손님 머리를 감겨주는 곳이 있지만 그 부분에 대한 페이가 별도로 있다고 하였습니다. 그 말을 들으면서 여러 생각이 들었었는데 오늘 경향 1면을 보고 그 때의 생각이 떠올랐습니다.
우리 사회가 발전하고 있다지만 산재사망사고가 저렇게 많아서야 진정한 선진국이라고 할 수는 없겠지요.
